유라시아문화연대의 창립과 활동방향
1. 시베리아학회와 유라시아문화연대
유라시아문화연대(이하 ‘본 연대’라 한다)는 10여전부터 창립움직임이 있었다. 배재대학교의 이길주교수가 처음 이 길을 튼 사람이다. 1996년 8월에 배재대-일크츠크국립대 간에 자매결연 협정과 상호 협력에 관한 협정을 기반으로 양 대학에 공히 개설된 교육 및 연구 목적의 기관인 한국-시베리아센터에서 출발한다.
이 센터는 한국과 러시아, 특히 동시베리아 지역에서의 교육, 과학,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상호 협력과 이해관계 증진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10여년 전의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는 남북교류가 비교적 활발하여 금방 통일이라도 될 듯 들 뜬 분위기였고, 이제 한반도가 중심이 되어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내심의 미래도 있었던 시기. 그래서 한반도와 인접한 나라들, 특히 북방 쪽의 나라들과 문화적 교류를 통해서 우리 나름대로 통일에 대비한다는 생각들이 본 연대를 설립해야겠다는 암암리의 시금석이었다.
배재대학교 러시아학과의 이길주교수는 본래 도스토엡스키문학을 전공하였다. 이교수는 러시아에 무지한 우리들에게 선생님이었다. 이교수가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시베리아학회’를 창립하여 초대회장이 되면서 시베리아학회라는 것도 있나하고 내심 의아하기도 하고 호기심을 가지기에 충분히 생소한 때에 무언가 싹이 트고 있었다.
그가 리더가 되어 시베리아를 통한 러시아여행이 어러번 진행되었다. 그 때마다 적을 때는 5,6명, 많을 때는 10여명 가까이 일크츠크, 바이칼호등으로 여행이 이루어졌다. 물론 현지의 화가, 작가 등을 소개하거나 러시아의 알고 싶은 곳을 안내하는 사람은 완전히 이교수의 몫이었다. 같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는 러시아 여학생을 뽑아 한국에 유학하도록 지원한 사람도 있었다. 자기집에 묵게 하면서 등록금까지 대주기도 하였다.
2011년경부터는 유라시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게는 10여명이 모여 술도 마시고 놀면서 본 연대결성이 필요하다는 중론을 얻었지만 막상 본 연대를 결성하지는 못했다.
2013년 12월 서울 관훈동 ‘여자만’, 2014년1월 ‘포도나무집’에 모였을 때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들이 일치되어 드디어 2014년 2월 28일 본 연대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2. 유라시아문화연대 창립
가. 연대(連帶)창립을 위한 사전 회의
본 연대 창립을 위해 서울과 대전지역에서 게속 연대활동을 위한 모임이 있었다. 대전에서는 이길주교수가 중심이되어 양충모, 이민우, 이미숙 등이 자주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우의를 다져갔다.
서울지역에서도 2012년 이전까지는 언젠가 조직을 만들어야하겠다는 구름잡기(?)모임이 간헐적으로 개최되었다. 2013년 이후부터는 실제로 본 연대를 위한 토론회 형식의 모임이 두 달에 한번 씩 열렸다. 주로 관훈동에 있는 음식점에서였다. 사전 모임에서는 본 연대의 성격, 사업방향, 조직결성시기, 재정문제 등이 주로 논의되었다.
이 조직이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해서는 러시아 연해주 여행부터 다녀와야 단합과 협조가 잘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본 연대 출범 후 첫 사업으로 블라디보스톡여행을 추진했으나 ‘세월호 사건’ 여파로 중도에 취소하였다)
본 연대의 명칭을 ‘유라시아문화연대’로 이길주교수가 정해서 쉽게 이루어졌지만 ‘연대’라는 용어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말이다.
‘연대(連帶)’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도덕적 책임 의식, 상호 신뢰 관계, 의사소통, 시민적 참여, 그리고 시민 문화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관련된 외국인들과의 유대를 그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의미에서 선택한 용어이다.
또한 본 연대를 영문으로 표기하는데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최종 확정된 ‘Eurasian Cultural Solidarity’는 ‘Eurasia’와 ‘Eurasian’, ‘Culture’와 ‘Cultural’ 어떤 것이 정확하느냐였다. 대체로 비슷한 뜻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어법 등을 따져 지금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
사전 모임의 주요 참석자는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권정숙, 박기성, 김경원, 박기성 등이었다. 2013년 이후 서울지역의 모임은 아래와 같이 이루어졌다.
-2013. 2. 1(관훈동 사랑채)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2013. 7. 5(종각역 백세주마을) 김종철, 이길주, 현이섭
-2013. 9. 13(관훈동 여자만)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김경원, 이범형
-2013 11.29(관훈동 여자만)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김경원, 이범형, 권정숙, 김대웅, 박기성, 황호열
-2014. 1. 9(관훈동 포도나무집)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김연주, 조미자
-2014. 2. 26(관훈동 예당) 김종철, 이길주, 신이영, 현이섭, 김경원, 이범형, 조미자
나. 창립행사
2014년 2월28일 유라시아문화연대가 창립되었다. 82명이 회원으로 동참했다. 이 분들이 창립회원들이다. 서울지역 57명, 대전지역 19명, 외국인사 6명인데 실제 이날 창립식에 참석한 사람은 38명이다.
창립총회는 이길주교수의 모친이 별세하셔서 부득이 신이영의 사회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김종철님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하고 정관, 임원선출, 사업계획 등의 이사회 위임, 김종철이사장의 본 연대 공식 창립선언, 신이영공동대표의 주요사업계획 보고, 회원소개, 여흥과 만찬순서로 창립행사가 이루어졌다.(별첨 창립총회회의록 참조)
이날 창립총회에서 선출한 임원진은 다음과 같다.
-이사장: 김종철(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상임대표: 이길주(배재대교수)
-공동대표: 신이영(전 성균관대 겸임교수), Sysoeva Nathasha(러시아 화가)
-감사: 김석년(전 현대·롯데그룹 임원), 황호열(전 삼성그룹 재직)
-이사: 권정숙, 김경원, 김연주, 김종철, 김학민, 박기성, 신이영, 이범형, 조미자, 현이섭(이상 수도권지역)
양충모, 이규식, 이길주, 이민우, 정재경(이상 대전지역)
김용화, Sysoeva Nathasha(이상 러시아지역)
3. 향후 사업추진방향
앞으로 우리 연대는 할 일이 태산 같다.
유라시아 여행도 가고 국제전시회도 재미있는 사업임에 틀림없다. 에코, 인권 관련 영화콘서트, 사라지는 언어연구와 세미나 이 모두가 욕심나는 사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연대가 막 걸음마를 하고 있는 수준이어서 찬찬히 다지면서 회원 간의 교류도 더 확대해가면서 나갔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본 연대의 기본 인프라가 구축되는 일이 시급하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사업을 추진하면 좋겠다.
첫째, 비영리사단법인 설립이 시급하다. 현재 민법이나 관련법은 사단법인 창설이 쉽게 보이지만 중앙정부에서 광역자치단체로 법인설립허가업무를 이관했고, 그 지방자치단체는 조례 등으로 법인설립에 엄청 까다로운 조건이 규정되어 있어 금전적, 시간적, 인적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렵게 돼 있다.
우리 연대의 경우 서울특별시에 허가신청을 해야 하고, 기금 2,500만원이 적립되어야 한다. 실제 사무실도 확보되고 현장실사까지 이루어진 다음에야 허가가 이루어진다.
사단법인 허가가 나야 사업자등록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나 외교부의 추천을 받아서 기획재정부의 ‘기부금지정기관’으로 지정 받아야 비로소 세법이 인정하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인이나 기업 등이 우리 연대에 기부금, 협찬금을 냈을 때 세제상의 혜택이 따른다. 물론 정부의 지원도 가능하다. 우리가 발급하는 영수증이 바로 증빙서로 통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나 협찬, 연구지원비 등이 합법화 된다.
둘째, 재정적으로 지원이 잘 되는 단체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좋은 사업하기가 너무 빠듯하다. 법인화 되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되지만 그 이전에라도 임원이나 일반회원들의 협조가 너무 절실하다. 정기적인 회비납부가 필수다. 또 재정문제 확충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다.
셋째, 우리 단체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현재의 회원들이 유라시아문화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을 한명씩 추천해서 모임 자체가 젊어지면서 확대해 가는 게 좋겠다. 가까운 예로 산을 좋아하는 “OO산악회”도 젊은 피가 수혈이 안 되다 보니 노병들의 집합소가 돼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공동대표이지만 하드웨어 담당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터라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의 언급은 사양하겠다. 다만 앞으로 몇 해 정도는 내실 다지는 차원에서 사업은 크게 확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년에 한 두 개라도 열정을 다 바쳐 추진하는 사업이면 족하겠다.(본 연대 공동대표/전 성균관대 겸임교수)
창립행사의 밤 스케치
2014년 2월 28일은 멋진 밤이었다.
유라시아문화연대가 서울 종로구 관훈 '예당'에서 출범식을 가진 밤. 단촐하지만 38인이 창립식에 동참해서 묘하게도 38선을 넘어 러시아로 막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이 모임이 발족하기 까지는 그 동안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다.
우리시대의 지성이신 김종철 이사장님은 매번 모임에서 좌장역할을 해주셨고, 상임대표인 이길주교수님은 러시아통으로 대학에서 러시아문학을 가르치시는 분.
십 수년 간 이 모임을 탄생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다. 실질적인 산파역할을 하신 분이다. 안타깝게도 98세의 모친이 별세하는 바람에 행사에 참석할 수는 없었다.
"중국지(中國誌)'로 선풍을 일으킨 중국통 언론인 현이섭님은 매사 의리의 사나이로 준비모임 때마다 개근. "현팔뚝"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뚝심이 대단하신 분이다. 그의 장조카인 현상윤님도 회원에 가입.
문화기획가인 김연주님은 1월 준비모임 시 밥값을 내주셔서 고마웠다. 조미자님도 역시 문화예술기획통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회원가입동의서 받느라고 수고가 많았다.
영화감독 이범형님과 연출가 겸 배우인 김경원님은 항시 짝을 이루어 몸 받쳐 행동으로 봉사활동차원에서 공을 세우신 분들이다.
카페도 개설해서 우리 연대가 "여기 있네"하고 소문을 잘 내주시는 사람들이다.
김석년감사님은 창립행사 이튿날에 전화를 해주시면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주셔서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
이종례님은 창립식 만찬이 끝난 후 멋진 노래로 우리 모임이 잘 이륙할 수 있도록 열창해주셨다.
별명이 '황장군'인 황호열님은 자기소개 때 힘쓸 일 있으면 자기를 불러달라며 그 몸짓에 유머까지 발동해주셔서 좌중을 흥겹게 했다.
대전에서 올라오신 양충모, 이민우화백님, 뒤풀이행사에도 흔쾌히 따라나선 아름다운 이미숙시인, 봉우사상연구소의 정재겸박사님 모두 고맙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 50%가 진행된 셈이다. 올해 계획했던 일들을 서두르지 않고 길게 호흡하며 소통하면서 진행할 셈이다.(신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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